오늘도 모임이 취소됐다.

2014. 10. 30. 20:57관찰과 기록, 성찰과 결행/지난 이야기

예전엔 모임이 취소되면 혹은 사람들이 나만큼 모임에 애정이 없다고 느껴지면 많이 힘들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애정을 갖고 매진하는 일같은게 없다. 미쳐있는게 없다.

그리고 그게 자기가 만들고 꾸려 나가는 무엇이 아니라, 

그냥 다리 하나 걸쳐놓고 있다가 심심할 때만 들렀다 가는 무엇이면

애정도나 몰입도는 사실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4년 가까이 매진하는 무엇이 있으니 복이 아닐 수 없다.


어쩄든 그 사람들에게도 심심하고 외로울 때 찾아갈 곳이 있다는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삶의 1순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가끔 찾아도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건 좋은거니까. 

그리고 그런 모임을 진행하는 나는, 그 사람들 핑계로 매주 책을 읽을 수 있으니까 그것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책 읽기 싫어도 모임장이니 꾸역 꾸역 책을 읽고, 나태해지려다가도 지적으로 다시 예민해질 수 있다는건. 좋은 일이다.

사람이야 만나면 헤어지고 떠나가는게 인지상정이라는 것 쯤이야 이미 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냥 즐겁게만 하려고 한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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