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제

2011. 2. 5. 02:06관찰과 기록, 성찰과 결행/지난 이야기

기분 좋게 취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소주 한병 마시고 훅가버렸다.
태어나서 소주 한 병에 훅 간적은 처음이다. 
내 나름대로의 분석에 의하면
섞어 마신게 탈이 난 거던가, 아니면 며칠동안 줄곧 받고 있던 긴장감이 갑자기 풀려버린 상태서 술을 마셔서 일 수도 있고, 혹은 어두운데서 술을 마셔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추측만큼이나 뭔가 아주 신기한 경험이었다. 
오랜만에 너무 기분이 좋아서, 망할 술값도 내가 계산해버렸다.

밤에 함께 술을 먹던 사람들은 항상 나를 집 앞까지 바래다줬는데, 

오늘 나는 친구녀석들을 모두 배웅해주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비틀비틀 밤 거리를 걸어오는데, 살짝 무섭기는 했지만 은근히 푸근한 느낌이 좋았다.
망할 친구녀석은 웃기만했다. 취했구나,라는 한 마디만 하고 웃어서 좋았다. 

소주 2병은 먹어도 끄떡없었는데, 신기했다.
취하는 건 주량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
결국은 지독하게도 마음의 문제라는거. 

광주가기 전까지 더 이상 술 마실 일은 없을 것 같다. 
결국은 지독하게도 내 마음의 문제니까.
망할 내 마음의 문제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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