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한 편지

2022. 5. 8. 01:23관찰과 기록, 성찰과 결행/지난 이야기

안녕,

그리운 사랑.

 

네 삶에서 나는 진작 잊혀진 사람이었겠지만

그 동안 너를 잘 떠나보내기 위해, 잘 헤어지기 위해서, 

나 정말 많이 노력했어. 

 

너와 연애한 시간이 나에겐 살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

난 너를 통해 내 삶에 가장 귀한 것들을 배우고 경험했어. 네가 준 모든 것에 감사해. 

 

동시에, 그 때 네 마음이 어땠을지, 네가 내게 바랐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해야했지만 하지 않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너무 늦게 이해하게 되어서 정말 많이 미안해.  

 

우리 연애의 끝은 좋은 날보다 아프고 힘든 날이 많았지만

내가 네게 줬던 상처들이 잘 아물었기를, 그 시절 보다 더 많이 행복해졌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게.

 

3년의 연애, 3년 6개월의 이별 

그 모든 시간 동안 너를 늘 사랑했고, 네 존재를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했어.

 

행복하고 고마웠던 마음과 기억만 간직하고

외로웠고, 야속했고, 화가 났고, 절망했고, 체념했던 그 모든 시간들로부터

이젠 나도 이제 떠나고자 해. 

 

사실 난 이렇게나마 작별을 고하지 않으면, 결단을 하고 단절을 선언하지 않으면 

너를 평생 잊지 못할까봐, 두 번 다시 사랑을 하지 못할까봐 두려워. 

너를 꼭 한 번 보고 싶었지만 내 사사로운 욕심으로 네 평화로운 일상을 망가트리지 않는걸로.

그래서 이렇게,

 

안녕,

그리운 사람. 

'관찰과 기록, 성찰과 결행 > 지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황  (0) 2022.05.22
올 한 해의 가장 중요한 계획이 틀어지고  (0) 2022.05.12
멍청하지!  (0) 2022.05.0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  (0) 2022.02.26
근황  (0)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