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이의 근황
2014. 6. 17. 06:42ㆍ관찰과 기록, 성찰과 결행/지난 이야기
우연히 헤어진 남자의 근황을 전해 듣게 됐을 때
한편으로는 담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서글픈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기억만 남는다했던 언니들의 말은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참 모질었진 사람이었고 아마 나 또한 그에게 그리했으리라 생각한다.
웃질 못하던 사람이었고 아무리 웃어도 입꼬리가 축 처져 울상이던 그는
나와 연애를 하면서 내 웃는 모습을 그대로 빼닮아갔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우연한 기회로 그의 근황을 보게 됐을 때,
그 놈은 웃는 모습이었고 거기서 내 흔적이 여전히 그대로 묻어나오는 걸 보면서
좀 씁쓸해졌다.
인연일지도 모른다고 믿었던 이들이 결국 머물지 못하고 떠나가는 순간 마다, 내 스스로가 참 무력해 보였는데
꼭 그렇진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떠나간 사람들을 통해 내 흔적을 보는 것 처럼.
그래서 예뻐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향기 내는 사람이어야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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