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연수

2017. 2. 23. 00:26essence, existence/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

 

토요일 하루 종일 아빠에게 운전연수를 받았다.

오전에는 집에서 회사까지, 오후에는 장거리 및 야간 운전을 연습해 보기 위해 군산을 다녀오는 스케쥴이었다.

 

허리가 안좋은 아빠가 하루종일 조수석에 앉아 있는 일은 그 자체로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아는데,큰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부드럽게 이것저것 알려주시고 맛있는 것도 사주셔서 정말 감동 받았다. 아빠니까 가능한 일이겠지. 아빠 딸이어서 감동.

부모님과 이성당도 가서 맛있는 빵도 사고 횟집에서 회도 먹었다. 

제일 좋았던건 빵집에 들어가려고 부모님과 줄을 서서 기다리던 시간.

 

어쨌든 운전연수를 하며 몇 가지 깨달은 것.

 

1. 민자도로에 진입하기 직전 교통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찍어야 하는데 단말기에서 차를 너무 멀리 대는 바람에 직원 분이 카드를 대신 찍어줌

2. 신호등이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어서 급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아빠가 이런 경우는 빨리 엑셀을 밟고 지나가야 한다고 함. 안그러면 뒤에 오던 차들과 부딪힌다고. 정확히 말하면 정지선을 지나기 전에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면 정지선에 맞춰 서고, 정지선 근방에 있을 때 신호등이 초록불에서 노란불로 바뀌면 엑셀을 밟아서 빨리 통과해야한다고 함.

3. 군산에서 오는 길에 로드킬 당한 고양이 두 마리를 보고 소리를 지금. 다행히 핸들을 꺾지는 않음. 아빠가 절대로 핸들을 꺾으면 안된다고 했음. 예전에 고속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동물을 피해가려고 핸들을 꺾었던 친구에게 욕을 했었다는 지호의 이야기가 떠오름. 그 때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지호 친구들은 지호에게 '매정한 놈'이라고 욕을 했다고.  

4. 백미러도 보고, 사이드 미러도 보고, 단속 카메라도 보고, 신호도 보고, 다른 차가 오는 것도 살피는 것은 (아직 나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임. 한 순간도 사주경계를 놓치면 안됨.

5. 고속 주행을 할 때는 핸들을 많이 꺽지 말고 아주 약간씩만 돌려주면 됨. 부드럽게, 아이 다루듯.

6. 지금 내게 제일 어려운 길은 골목길임. 특히 도로 양쪽에 이면주차가 돼있고, 반대편에서 차가 오는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이 가장 난처함. 아직 나는 차 폭에 대해 전혀 감이 서질 않아서, 얼마나 옆으로 차를 붙어야지 이면주차 해놓은 차들을 긁지 않고 반대편에서 오는 차도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음. 그 다음으로 어려운건 주차인데 그래도 주차는 후면 카메라도 있으니 망정이지, 난이도는 골목길이 더 최강인 것 같음.

7. 시골길 야간 운전도 너무 어려움. 특히 하이빔 키고 달려오는 맞은 편 차들을 만날 때 멘탈 붕괴.

8. 운전할 때 도로 중앙에서 달리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르겠음. (꼭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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