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1. 10:02ㆍ관찰과 기록, 성찰과 결행/지난 이야기
이 모든 시작은 원주 출장에서 비롯됐다.
충주가 고향인 지인이 "원주는 치악산 막걸리가 맛있어요."라고 했던 말 한 마디에
나는 원주 터미널 앞 편의점에서 그 문제의 막걸리를 8병이나 샀다.
두 병은 가족들이랑 먹고, 한 병은 선물로 주고, 다섯 병은 좋아하는 친구들과 나눠 먹을 요량이었다.
버스에 타자마자 친구들에게 '내가 술을 이렇게나 많이 사가니 오는 주말에 막걸리 마시면서 배드민턴도 치고 고스톱도 치자'고 제안하니, 반응이 뜨거웠고 그렇게 소풍이 성사됐다.
참석자들은 각자 음식을 한 개씩 준비해오기로 했는데, 소풍 당일 각양각색의 안주들이 쏟아졌다.
나는 술 담당, 재호는 만두, 유진이는 떡, 종호오빠는 닭강정과 꼬치, 광호오빠는 떡볶이와 순대, 그리고 멀리 있어서 이 자리에 참여하진 못했던 영훈오빠는 보내준 피자, 그리고 각자 준비해온 음료들까지.
늘어놓은 안주를 보면서 우리는 연신 최고라며 감동했다.
술 참 좋아하는 용규오빠, 영훈오빠까지 같이 했으면 정말 쓰러졌을텐데.
배가 불러 음식 먹는게 슬슬 지겨워질 때쯤, 배드민턴 게임을 했다.
라켓으로 셔틀콕을 쳐야하는데 유진이는 계속 손으로 셔틀콕을 잡아 우리를 쓰러트렸고(전진인줄), 운동부족인 몇몇 남자들은 헛스윙을 연발했다.
유진이가 '여기에 음악이 있으면 완벽했을텐데'라고 하자, 종호오빠가 갑자기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왔고 우리는 환호 했다. 좋은 노래를 들으며, 깔깔 웃어가며, 열심히 배드민턴을 쳤다.
그리고 이어진 고스톱 한 판. 실상은 유진이를 위한 고스톱 입문 게임 정도 됐으려나.
고스톱은 딱 두 판 치고 트럼프를 꺼내 대망의 스푼 게임을 했다.
도대체 그 트럼프가 뭐라고... 우리 정말로 목숨 걸고 치열하게 했다. 워매, 재미있는 것!
내 손님이 한 명 더 왔고 대망의 '이병헌 맞추기'를 했다.
배드민턴과 스푼을 한 게임 더 했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깔깔대다 보니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져 럭키드로우까지!
정말 오랫만에 대학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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