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파랑새 2011. 2. 17. 02:12

매주 봉사활동을 나가는 복지관에서 만난 초등학생 꼬꼬마 숙녀들과 나눈 대화다.



-얘들아, 희망이라는 단어가 뭔지 알아?

-커서 어른이 되는 거요. 
-커다란 사람이 되는거에요.
-갖고 싶은 걸 갖는거에요.



-선생님 저기에 사전 있어요, 사전으로 찾아보세요.


그러더니 꼬꼬마 숙녀들은 쪼르르 책장으로 달려가 사전을 뒤지기 시작한다. 

(내가 학습지도하는 중학생 아이들도 사전을 꺼내들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기 시작했는데, 
그 녀석들은 사전 보는 법을 몰라서 한참을 헤맸다.)

어린 숙녀들이 중학생 오빠들보다도 먼저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찾았다.


-'어떤 일을 이루거나 얻고자 기대하고 바람, 좋은 일을 기대하는 마음, 또는 밝은 전망' 이래요. 


똑소리나는 꼬마 아가씨들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곧이어 꼬맹이들은 바로 사전을 탁 덥고는, 
희망이 도대체 뭐야-라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방을 빠져나가버렸다.

-나라도 그럴거야. 사전은 사람을 맥빠지게 하거든. 

아이들이 킥킥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