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파링과 동갑내기 친구
얼마 전 생애 첫 스파링을 해보았다. 막 운동에 입문한 나를 위해 동갑내기 친구가 맛보기로 스파링을 해줬는데 아주 재밌었다. 친구는 스파링을 시작할 때 하는 인사법을 비롯해, 기본적인 룰, 스파링의 목적, 수업시간에 배운 기본적인 기술들이 스파링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찬찬히 알려주었고 내가 천천히 따라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말그대로 속수무책이었다. 맛보기로 한 몇 번의 스파링 동안 친구는 훨씬 무거운 나를 브릿지로 가볍게 넘기고, 넘어트리고, 스윕했다. 빈틈 없이 압박 했는데도 친구는 손쉽게 틈을 만들어 파고 들었고 그 때 마다 나는 종이인형처럼 패대기 쳐지거나 데굴데굴 구르기 일쑤였다. 결국 제대로 힘 쓰지도 못하고 낑낑대는 내 자신이 웃겨 스파링을 하다가 웃음이 터졌다. 그 와중에 착한 친구는 본인이 너무 세게 압박을 한 건 아닌가 걱정을 해주었다. 어쨌거나 친구가 스파링 상대를 자처해 내게 많은 것을 알려준 덕분에 이제서야 왜 수업시간에 새우빼기 자세나 브릿지, 배밀기 같은 기본적인 운동을 하는 것인지, 암바, 초크, 서브미션, 탭 같은 것들이 무엇인지 조금씩 이해가 된다.
누가 뭐래도 친구 덕분이다. 같은 시간대에 운동하는 다정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게 된 것이 참 감사하다. 열흘 뒤면 친구는 다른 나라로 떠난다. 친구가 떠나기 전 되도록 체육관에 자주 나가야지. 그리고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지.
덧) 친구는 운동할 때 마다 땋은 머리를 하고, 나는 마스크를 두 개 씩 쓴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서 아래처럼 마스크를 벗고 운동할 수 있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