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파랑새 2022. 2. 6. 10:51

1. 명절 전후로 휘청이던 일상이 다시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비행기가 난기류에 흔들리더라도 곧 안정을 찾고 비행을 하는 것처럼, 요즘의 나 역시도 삶을 위태롭게 하는 문제들을 만나면 잠시 흔들리기는 하지만 다시 균형을 찾고 앞으로 나간다. 슬프고 화나는 순간에 나를 꽉 잡을 수 있다는 것. 감정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 (20대 중반에 송이 늘 내게 감정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이제서야 그 기능이 내게 생겼다. 꼬박 6~7년이 걸렸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스스로가 기특하다.

 

2. 최근 식단을 하면서 조금씩이지만 체중이 줄고 있다. 덕분에 오늘 아침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숫자를 만났다. 야호! 나는 올챙이배를 가진 전형적인 마른 비만 체형인데, 이번엔 식단과 운동을 잘 병행해서 납작한 배를 갖는 것이 목표다. 군더더기 없는 탄탄하고 탄력있는 몸. 유연하고 낭창낭창하면 더 할 나위 없을 것 같고. 여담인데 채소 섭취 비율이 늘어서 그런가 요즘 피부 진짜 좋다. 

 

3. 늘 그랬지만 삶으로 행해지지 않는 말과 글에는 마음이 안간다. 그건 내가 내뱉고 쓰는 말과 글에도 마찬가지고. 내 삶과 괴리된 말을 내 것인마냥 쏟아내며 한껏 허세를 부리고 나면 어김없이 며칠은 끙끙 앓게 된다. 남들은 몰라도 나만큼은 투명하게 잘 알고 있는 사실, 그것에서 비롯되는 죄책감과 부끄러움에서 대한 몸의 솔직한 반응. 그래서 10년 넘게 해 온 독서모임에 참석을 안한지도 꽤 됐다. 특히 오프라인 모임은 더더욱. 사람들은 책을  왜 읽을까. 사람들은 책을 읽고 난 뒤 자기의 생각을 말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대타자의 담론을 되풀이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가 허다한데. 진짜 나의 삶에서 비롯되는 나의 말과 나의 글을 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4. 공부는 그럭저럭 해나가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벼락치기처럼 하긴 하지만, 시간이 많다고 뭐 또 얼마나 열심히 했겠나 싶다. 후회 없이 전략적으로 쏟아 붓고 원하는 결과를 얻자. 눈에 보이는 터닝포인트가 분명히 필요하다.

 

5. 가슴을 덮는 기장으로 자란 나의 머리카락들... 옷 지퍼를 올릴 때마다 마구 끼고 엉키고 난리가 아니다. 예쁜데 귀찮고 무겁고 번잡하다. 하지만 안자를거지롱. 

 

6. 왜 갑자기 블로그에 들어와서 이렇게 헛소리를 써대냐면 공부하기 싫어서. 정신차려라 나야! 

 

7. 최재호가 들려준 이야기. 남자는 와인과 같아서 오래 묵을 수록 좋다는 이야기. 거기에 혹자가 와인이 안되고 식초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최재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