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ce, existence/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
엄마와 세 번째 데이트
파랑파랑새
2018. 1. 21. 19:45
작년, 그러니까 17년 12월 13일, 엄마와의 세 번째 데이트를 했다. 장소는 괴정동 마이램.
당시 찍었던 사진을 모두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우연한 곳에서 그 중 한 장을 찾아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이램은 양갈비를 파는 식당인데 둔산동에도 같은 상호의 식당이 있다고 한다.
양갈비 냄새 나면 어떻하냐며 걱정했던 엄마는 식당을 나서며 그간 나와 함께 갔던 식당 중에서는 제일 좋았노라며 손가락을 치켜 세웠는데 그만큼 서로 아주 만족함.
울 마마님은 양갈비를 한 번 씹을 때마다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라는 말을 한 번씩 하시느냐고 칼로리가 소비돼 평소보다 1.5배 정도 드신 것 같고 나 역시 '다이어트는 내년부터'라고 장단을 맞추다 보니 칼로리가 소비돼 과식을... 그리하여 여자 둘이 양갈비만 3인분에 밥도 추가로 시키고, 맥주도 한 병 마시고,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신 야채 리필도 싹 먹어치웠다. 우리 대식가들인가?
엄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게 좋다. 엄마가 잘 하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곤 빨갛게 취기가 돈 얼굴로 재잘재잘 떠들 때, 뭔가 그냥 좋다.
별안간, 이게 행복이지, 행복이 별건가, 싶다. 그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