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신상 준비
지난 엄마 생신 때 직접 생신상을 차리면서, 조금 부족하고 모자라도 자식들이 손수 정성들여 준비한 생신상을 받는 것이 부모님에게는 큰 기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아버지 생신이 돌아오기 몇 주 전부터 생신상을 어떻게 차릴지 꽤 원대한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하지만 인생사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 아버지 생신 당일, 여러가지 사정이 생겨 저녁 6시가 넘어서 부랴부랴 장을 보고 요리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엄마가 집에 오는 길에 참치회를 사오셔서 갈비찜같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손도 많이 가는 메뉴들은 생략할 수 있었다.
이번 아버지 생신상에 올린 메뉴들은 다음과 같다.
1. 은행죽 - 은행과 잣, 찹쌀을 갈아 끓인 뒤 시금치 물로 색을 낸다. 대추와 은행을 고명으로 얹는다.
2. 샐러드 - 요즘 한창 맛있는 단감과 고구마, 사과를 넣은 샐러드. 사과는 퍼석퍼석하여 이후에 몽땅 골라냈다.
3. 굴미역국과 밥 - 고기로 육수를 잡고 끓이는 미역국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관계로 굴미역국을 끓였다.
4. 잡채 - 한끼 먹을 분량의 잡채만 준비. 지단이 아주 곱게 만들어져서 생신상이 화사해졌다.
5. 참치회 - 엄마가 준비한 메인 요리. 생애 처음으로 참치를 맛있게 먹었다.
6. 케이크 - 동생이 직접 케이크를 만들겠다는 창대한 계획을 세웠으나... 사회생활하면 어쩔 수 없어.
* 떡갈비, 생선 및 야채전 등은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집에 기름냄새 밴다고 엄마가 싫어하여) 과감하게 생략.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아버지, 올 한 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생신 축하드려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