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과 기록, 성찰과 결행/지난 이야기
당혹스러움
파랑파랑새
2015. 3. 7. 15:26
당혹스럽다.
지나쳐간 인연 중 가장 미안했던 이의 근황이 눈에 잡히는 순간 어쩔 줄 모르겠는 당혹스러움.
어쩌면 우리는 별 사이 아니었어,라며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때 어쩔줄 몰라하던 그 얼굴이 떠올라 입술만 잘근잘근 씹는다.
사실 나는 시작부터 유난한 사랑,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사랑같은건 믿지 않았었다.
그걸 알면서도 콩닥이던 마음에 솔직했고 그래서 연애를 시작했지만.. 그래.
우리는 함께한 시간이 너무 적어 추억이라 부를 것도 없었고,
그래서 너무 긴 시차와 거리를 뛰어넘기에 마음의 끈이 너무 미약했다.
외로운 순간에 얼굴을 볼 수 없어 본 사진을 또 넘겨보고 넘겨보기며 마음을 달래고
넉넉치 않은 타지생활과 졸래매도 줄줄 새는 지갑사정에 투정부리는 이의 앞에서 나의 여러 마음들은 접어둬야하면서
나는 지쳤었었다. 그 분도 그랬겠지.
미안한 마음이란건 이런거구나. 인연이란 말 앞에서 숙연해지게하는 유일한 사람...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 모든걸 떠안을 자신이 없어서 잔인하고 독하게 굴었던 수많은 밤들을 생각하면
늘 짠하고 아리고 미안해 어쩔 줄 모르겠다는거..
참, 인연이 잔인하다.